지구 매년 더워지는 거 맞아?…체감 영하 57도 '북극 한파' 왜 오나

CNN "북극, 다른 곳보다 온난화 4배 빨라"
힘 빠진 북극소용돌이·제트기류 때문

2021년에도 발생한 북미 북극한파의 이유를 설명한 당시의 그림 ⓒ News1 DB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중서부 체감온도가 영하 57도까지 수직 하강하는 등 북극 한파가 미국에 몰아쳤다.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해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기준보다 1.48도 높아졌다. 왜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다는데 겨울 추위는 더욱 혹독해질까.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일부 과학자들은 북극의 온난화로 인해 극한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밀려올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혹한이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지구의 날씨는 대기 상공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공기의 물결인 제트기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흔들리면 찬 북극 공기를 북미, 유럽, 아시아로 밀어낼 수 있다. 북쪽으로 후퇴하면 따뜻한 공기도 더 북쪽으로 밀려난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유럽에는 큰 고기압 움직임이 발생하여 겨울임에도 기록적으로 따뜻했다.

그런데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가 있다. 즉, 북극 주변의 성층권(제트 기류 높이보다 높음) 극히 높은 곳에 위치한 띠 모양의 강한 바람인 북극소용돌이(polar vortex)다.

북극 소용돌이는 회전하는 팽이와 같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매우 빠르게 회전하여 북극 지역에 찬 공기를 가두어 둔다. 그러나 이것이 방해를 받아 경로를 벗어나고 늘어나거나 뒤틀리면 가두어 두었던 찬 공기를 쏟아내고 제트기류의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 텍사스에 극심한 추위를 가져와 거의 250명이 사망하고 주 대부분 지역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북극소용돌이 붕괴다.

일부 과학자들은 북극소용돌이 붕괴와 제트기류의 변화가 북극의 온난화로 인해 발생한다고 믿는다. 북극은 지구의 나머지 지역보다 약 4배 빠르게 가열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매사추세츠주 우드웰 기후 연구 센터의 수석 과학자인 제니퍼 프랜시스의 2012년 논문 이후 주목받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쪽의 추운 기온과 남쪽의 따뜻한 기온의 차이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기류의 파도가 높아지면서 매우 찬 공기가 남쪽으로 밀려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MIT의 기후학자 유다 코헨은 북극 일부 지역의 급속한 가열과 시베리아의 높은 강설량으로 인해 극 소용돌이가 진로를 벗어났고 제트 기류 물결이 더 강해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헨은 지난해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겨울이 전반적으로 추워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여전히 북극의 온난화와 북반구의 극단적인 한파와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 북극의 온난화를 원인으로 보든 아니든 어쨌든 모든 과학자의 결론은 "겨울이 더 따뜻해지고 있다"는 의외의 것이었다. 영국 엑서터 대학의 기후 과학 교수인 제임스 스크린은 “데이터를 보면 장기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심한 한파 발생 날이 점점 줄고 한파도 덜 혹독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