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첫 RSV 백신 아브리스보, 유럽서 임신부 대상 '승인권고' 획득

임신부 대상으로는 처음…고령자 대상으로는 FDA 승인 획득
AZ, 모더나도 RSV 백신 출시 준비 중…올 가을 경쟁 치열할 듯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 유럽의약청(EMA) 본사 건물 2019.11.15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첫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아브리스보'가 유럽에서 승인 권고를 획득했다. 임신부와 태아를 대상으로 한 RSV 백신은 처음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현지 시간으로 21일 6개월 이하 영아와 60세 이상 고령자를 함께 보호하는 첫 RSV 백신에 시판을 승인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1~2개월 안에 유럽집행위원회(EC)로부터 최종승인을 받으면 올가을 RSV 유행에 맞춰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브리스보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는 이미 5월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FDA는 6개월 이하 영아에 대한 접종 승인 여부를 8월 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FDA 자문위원회가 임신부와 태아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FDA 승인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RSV는 급성 호흡기 문제를 일으키는 감염성 호흡기 질환으로 소아와 고령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감염 시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천식, 만성심부전 등을 악화시켜 최악의 경우 폐렴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RSV는 고령자군에서 가장 피해가 크지만, 소아 입원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아브리스보는 임신부에 접종해 태아에서부터 생후 6개월까지 수동 면역을 제공하도록 만들어졌다. RSV 백신 중 임신부에 접종해 태아에게 보호 효과를 제공하는 유일한 백신이다.

아브리스보는 RSV 표면 당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재조합단백질을 항원으로 사용한다. RSV A형과 B형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2가 백신이다. 백신을 접종하면 항원에 대응하는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면역세포와 중화항체가 만들어져 감염에 대응하는데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하면 이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해져 생후 6개월까지 지속한다.

4월 초 화이자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매디슨(NEJM)'에 게재한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아브리스보는 출생 후 3개월 내 신생아에 대한 RSV 예방효과가 약 82% 수준으로 나타났다.

화이자에 앞서 최초로 RSV 백신을 허가받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렉스비'는 안전성을 이유로 2022년 2월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한편 아렉스비 외에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사노피가 함께 개발한 RSV 예방항체 '베이포투스'(성분 니르세비맙) 도 영·유아에 적용할 수 있다. 베이포투스는 면역반응을 일으켜 몸에서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백신과 달리 RSV를 바로 중화할 수 있는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항체 치료제이다. FDA는 6월 초 자문위원회로부터 승인 권고를 받았고, 3분기 중 결정할 계획이다.

올가을 RSV 유행 철을 앞두고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RSV 백신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GSK와 화이자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RSV 백신 출시를 준비 중인 가운데, 미국 모더나 또한 RNA기반 RSV 백신 'mRNA-1345' 시판허가 절차를 시작했다. 엠폭스 백신 개발사로 잘 알려진 덴마크 바바리안 노르딕이 올해 안으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