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튀르키예 환심사려 반테러법 마련…"나토 가입 비준하라" 압력 커져

美선 튀르키예의 가입 동의 전제돼야 F-16 판매 가능하다는 주장도

에스토니아에서 휘날리고 있는 나토 깃발. 2023.04.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튀르키예(터키)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요구를 받아들인 '반(反)테러법'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튀르키예가 스웨덴의 가입을 비준하도록 요구하는 서방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새로운 반테러법이 튀르키예의 나토 가입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합의의 마지막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의 한 고위 관리는 "이 반 테러법이 상황을 풀기 위한 우리의 큰 희망"이라며 "이 다음 결정은 튀르키예에 달려 있다"고 FT에 말했다.

파레틴 알툰 튀르키예 대통령실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튀르키예 정부는 새로운 반테러법이 제대로 시행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적었다.

스웨덴은 지난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튀르키예가 핀란드의 가입을 비준하며 핀란드는 지난달 4일로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됐지만, 스웨덴은 아직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다.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을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옹호하고 있다며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두 나라가 쿠르드족의 테러 관련 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이에 스웨덴 측에서는 지난 3월 테러 조직에 관여한 이들을 처벌하는 반테러법을 의회에 제출하는 등 튀르키예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나토 가입을 위한 양국 간 회담도 재개됐다.

스웨덴 측에서는 오는 7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이전에 가입 절차를 마무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보장할 수는 없지만 그때(정상회의)까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확정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도 스웨덴이 7월 이전 나토에 가입하기를 바라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스웨덴을 방문해 "지금이 앞으로 나아갈 때"라며 "우리는 빌뉴스 정상회의 전에 그런 일(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재집권에 성공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에게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오늘 에르도안과 통화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며 "그는 여전히 F-16 전투기에 대해 뭔가를 해결하고 싶어했는데, 나는 그에게 우리가 스웨덴에 대한 거래를 원하며 그 문제를 끝내자고 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미국으로부터 F-16 전투기 구매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 의회 일각에서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튀르키예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튀르키예 프로그램 책임자인 소너 카가프타이는 "미 의회는 튀르키예가 스웨덴을 승인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의회가 F-16을 승인한 다음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