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비오 'INO-3107', EU서 호흡기 질환 희귀의약품 선정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 대상 FDA·EMA 첫 동시 희귀의약품 지정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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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는 23일(현지시간)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RRP) 치료제 후보물질 'INO-3107'이 유럽위원회(EC)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밝혔다. RRP를 대상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희귀의약품 지정받은 후보는 INO-3107이 처음이다.

INO-3107은 DNA 치료제다. 작은 원형 유전자인 '플라스미드' 안에 바이러스 유전자 일부와 이를 단백질(항원)로 발현시킬 '전사인자'를 함께 삽입한 뒤 몸 안에 주입해 면역 T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RRP와 기타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유형 중 하나인 HPV-6과 HPV-11에 대해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하도록 만들어졌다.

이노비오는 2020년에도 코로나19 DNA 백신후보 'INO-4800' 개발에 나섰다. 당시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는 등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2022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세가 사그라들기 시작하자 임상3상(INNOVATE)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했었다.

앞서 INO-3107은 지난 2020년 7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했다. 이노비오 측은 이번 EC의 결정으로 INO-3107이 RRP를 적응증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희귀의약품 지위를 인정받은 첫 후보물질이 됐다고 설명했다.

희귀의약품은 생명을 위협하거나 지속적으로 피해를 줘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병 치료를 위한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유럽연합(EU) 내에서 1만명 중 5명 이하에 영향을 주는 질병의 치료·예방·진단을 목적으로 한 후보물질에 주어진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해당 후보물질 개발 중 이루어지는 임상시험 지원, 관련 규제 완화, 세금감면, 허가신청 수수료 면제, EU 내 최대 10년간 시장독점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미국의 경우,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는 7년을 인정한다.

RRP는 기도에서 작은 사마귀 같은 유두종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후두에 영향을 미쳐 언어능력을 제한할 수 있어 삶의 질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편이다. 또 중증으로 진행되면 기도폐쇄·호흡기 합병증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다.

RRP 표준 치료법은 유두종 제거 수술을 받는 것이지만 HPV 감염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않아 유두종이 재발하는 사례가 많다.

세릴 엘더 이노비오 규제 담당 수석부사장은 "(희귀의약품 지정은)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이 RRP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높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인정한 것"이라며 "우리 개발과정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치료법 'INO-3107'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전 세계 RRP 환자를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