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약값 오르나…중국산 원료의약품 코로나 전보다 2배 이상↑

제네릭 강국 인도, 원료의약품 거의 전량 중국에 의존
주요 항생제, 진통제 등 영향 가능…국내 영향은 아직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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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그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중 중국산 원료의약품(API) 가격이 두 배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국 미네소타대학 감염병연구정책센터(CIDRAP)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중국에서 수출되는 일부 API성분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중요한 경구용 및 주사형 항생제와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는 진통제, 해열제 등 공급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제네릭(복제약) 생산량이 많은 인도 제약업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공급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된 뒤에도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지스로마이신'이나 '아목시실린' 등 주요 항생제 성분은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100%가 넘게 오른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인도 제약산업은 의약품 생산량 기준으로 전 세계 3위, 금액 기준으로는 14위에 해당하는 국가이다. 전 세계 제네릭의 약 20%를 인도에서 생산하며 세계 최대 백신 생산 국가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쓰이는 제네릭 수요의 절반 이상을 인도에서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내 제네릭 수요의 약 40%도 인도에서 생산한다.

문제는 인도 제약산업이 소비하는 API 중 거의 전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아지스로마이신, 아목시실린, 리팜피신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주요 항생제 외에도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이나 결핵 치료제 '리팜피신'처럼 실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의약품 제조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022년 3월 수입 의존도가 큰 API 중 일부 품목을 자국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등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중국산 API가격 상승이 국내 의약품 가격에 바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가격상승 요인이 발생해도 일반의약품은 원가에 맞게 가격 설정을 할 수 있지만, 처방의약품의 경우 가격 책정에 국가에서 관여하고 있어 임의로 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기준 국내 API 자급률은 24.4% 수준이다. 16.2%를 기록했던 2019년보다 API 수입액이 약 2조5301억원에서 2조3955억 수준으로 다소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수출액이 늘면서 자립도가 증가했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