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해법에 美 전문가 "삼각공조 기대…韓 수출 규제 해제해야"

"역사 문제가 아-태 파트너십 막아선 안돼"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최종안을 발표한 6일 서울 종로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2023.3.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한국 정부가 내놓은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안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이 한·미·일 삼각 공조를 기대하는 한편 일본이 한국에 부과된 수출 통제를 해제하는 것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이것은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엄청난 돌파구"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리더십을 인정받아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일본과 한국이 오늘날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언급했고, 기시다 총리는 역사 문제에 대해 당내 회의론에 직면했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택했다"며 "미국은 회담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고위급 3자 회담의 정례화를 통해 정치적 맥락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법안 마련을 위해 '물밑 협의'가 이뤄진 것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도 삼각 공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우리는 한국이 더 나아가 일본,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통합하거나 조율하기를 바란다"며 "지금까지 한국은 3국 국민 모두에게 위험을 초래하지만, 이를 거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한국, 일본이 미사일 방어에 대한 더 많은 정보 교환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어떤 종류의 한국 우발 사태에도 일본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이번 해법안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간 협력을 막아온 장애물들이 제거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관계, 전술적 협력을 이러한 (역사) 문제의 볼모로 잡는 것은 분명 한국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관리할 수는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비극적이고 불행한 과거를 넘어설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일 삼각 공조의 시작으로 일본이 한국을 다시 수출 우대 조치 적용 대상국(화이트리스트)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 10월과 11월 피고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이듬해 7월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 조처를 단행했다. 또 다음달인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미국은 수출통제와 공급망에 대한 동맹국 간 조율과 협력 강화를 모색해 왔다"며 "이번 협정으로 일본은 2019년 7월 이후 한국에 부과된 수출 통제를 해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올려 경제 안보에 대한 동맹국, 특히 3국 협력을 위한 더 많은 여지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 석좌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 문제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십 강화를 막아선 안 되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제징용 문제가 역사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는 마지막 사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것(역사 문제)이 공동의 위협에 대처하고 지역 질서를 형성하는 데 다른 미국 동맹국과 일본 등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줌월트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추가하는 것은 일본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처가 될 것"이라며 "관계를 더욱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