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노트] 합성피부 이식해 돼지 음경 살렸다…인공장기 한발 더

中 연구팀, 인공 백막으로 돼지 발기부전 치료…"인체 적용 가능해질 것"
인공혈액·대장조직 등 인체 이식 시험 진행되기도…"상용화 기대는 일러"

장기이식 연구용 돼지 자료사진(건국대/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중국 연구팀이 인공조직을 이용해 음경을 다친 돼지의 발기부전을 치료했다. 연구팀은 아직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향후 사람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 간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환자들이 많아 의학계에서는 대장이나 인공혈관, 심장 등 최근 인공장기를 사람에 적용하거나 이종간 장기이식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면역거부반응 등의 문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기에는 아직 연구가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합성조직 이용해 인공 백막 이식…향후 사람에도 적용 기대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화남이공대학교 연구팀이 상처를 복구하는 합성조직을 이용해 음경을 다친 돼지의 발기부전을 부분적으로 치료했다며 이는 나아가 사람의 음경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4일 국제학술출판사 더셀프레스(The Cell Press)에서 발간하는 '매터'(Matter)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공 백막(ATA)을 합성해 부상이나 질환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성기의 발기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개발했다. 백막은 포유류 음경을 둘러싼 조직으로 콜라겐 단백질 섬유로 구성된 조직이다. 콜라겐 단백질 섬유로 구성돼 발기를 가능케 하는 음경해면체를 감싸 발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도 40세에서 70세 사이 남성 중 약 절반은 어떤 형태로든 발기 부전을 겪는다. 그중 5%는 백막 조직에 결절이 발생해 통증이나 발기부전 등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천연 조직과 유사한 생체역학적 특성을 지닌 폴리비닐알코올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인공 백막을 합성했다.

이를 백막이 다친 돼지에 적용한 결과 정상적인 음경 조직과 유사하게 기능하면서 발기가 가능해졌다. 인공 백막은 장기간 독성과 혈액적합성 실험에서도 문제는 없었다. 다만 백막 주변을 둘러싼 미세조직까지는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시술 1개월 후 완벽하지는 않지만 ATA를 적용한 직후 정상 발기를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며 "사람의 음경 손상을 복구하는 데 큰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인공혈액·돼지심장 이식 등 다양한 연구 시도…아직 연구 초기단계

이번 연구 외에도 인공장기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희귀질환이나 환자별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장기 관련 연구는 이번 중국 연구팀처럼 인위적으로 장기를 만들어 이식하는 방법과 동물에서 배양한 뒤 다시 사람에 이식하는 이종장기이식 연구가 있다. 인위적으로 만든 장기는 주로 줄기세포를 이용해 장기 조직으로 만들어내는 오가노이드 연구가 많다.

최근 영국에서는 인공적으로 혈액(적혈구)을 배양해 사람에게 수혈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기증자로부터 받은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해 만든 인공혈액을 수혈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인공 적혈구의 안전성이나 효과가 입증되면 향후 정기적으로 수혈이 필요한 겸상적혈구빈혈(SCD) 같은 혈액질환 환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022년 7월 일본에서는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자신의 장 조직을 이용해 배양한 '오가노이드'를 이식받기도 했다. 이 환자는 면역조절제 등 기존 치료법에 효과가 작아 자기 조직으로 만든 오가노이드를 약 1개월간 배양한 뒤 이식받았다.

이종장기 이식 사례로는 2022년 1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주목을 받았다. 이 환자는 심장 이식 후 회복도중 상태가 악화돼 두달 뒤 사망했다.

다만 아직 인공장기 이식이 활성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에도 오가노이드를 연구하는 기업이 몇 있지만 제대로 상용화가 되려면 환자에 이식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관련 기업들도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문제도 그렇고 관련 기술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오가노이드 사이언스, 강스템바이오텍, HK이노엔, JW중외제약 등이 오가노이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의료기관 중에는 차의과대학이 오가노이드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강남세브란스 등도 지난해 7월 국제학술지에 관련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