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여성 대학 교육 무기한 금지…국제사회, 강력 규탄(종합)

중·고교 등교 금지에 이어 고등 교육 중단 명령
美 국무부 "탈레반에 심각한 결과 가져올 것"

아프가니스탄 카불 거리의 모습. 부르카를 쓴 여성이 히잡을 쓰고 등교하는 딸들과 걷고 있다. 2022. 8. 9.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여성들의 중·고등학교 등교를 금지한 데 이어 대학 교육을 무기한 금지한다. 서방에서는 이 조처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네다 모하마드 나딤 고등교육부 장관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여성의 고등 교육 중단 명령을 이행할 것을 알린다'는 내용의 서한에 서명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재점령한 뒤 여성 탄압 정치를 이어오고 있다. 1기(1996~2001년) 체제 때와는 달리 여성의 노동, 교육, 보건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대부분 공립학교에서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등교가 금지됐고, 여성이 취업할 수 있는 곳도 학교와 병원 등으로 제한됐다. 또한 탈레반은 대학 입학시험에서 여성이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을 간호학, 문학, 조산학 등으로 한정지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정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여성과 소녀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비롯해 여성 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해왔는데, 이번 조처에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이 용납할 수 없는 조처는 탈레반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탈레반을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미즈 알락바로프 유엔 아프간 특별대표도 "유엔은 이번 조처를 심히 우려한다"며 "교육은 근본적인 인권으로, 여성 교육을 닫는 것은 아프간의 미래를 닫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국과 영국은 "탈레반은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존중하기 전까지는 국제사회의 합법적 일원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9월 성명에서 "국제사회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을 잊지 않았고, 앞으로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