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치하 1년…호주로 떠난 아프간 여성들 "수영·운전 자유롭게"

지난해 8월, 탈레반 20년 만에 재집권…여성 인권 역행

호주 시드니 교외의 루트 에버러스 수영센터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상대로 수영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마리암 자히드. 22.08.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며 아프간 현지의 여성인권은 20년 전으로 역행하고 있다. 자유, 행복, 기회를 찾아 아프간을 떠난 여성들은 호주에서 자유롭게 수영과 운전을 배우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호주 시드니 서부 교외의 루트 에버러스 수영장. 최근 난민 자격으로 호주에 도착한 약 20명의 아프간 여성들이 수영 강습 센터에 모였다.

22년 전 아프간을 떠나 호주에 도착한 마리암 자히드는 이곳에서 수영을 가르치고 있다. 자히드는 "(자신의 강습이) 아프간 여성들의 정체성을 개발하고, 고국을 황폐화한 전쟁의 트라우마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심리적, 정서적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며 "자유, 행복, 기회의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뒤 같은 해 8월 탈레반은 약 20년 만에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장악하자, 수만 명의 아프간인들은 미국과 유럽 등지로 탈출했다. 과거 '공포정치'로 악명 높았던 탈레반의 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호주는 2001년 8월 처음 아프간 사람들에게 3000개의 인도주의적 비자를 할당했고, 올해 초에는 향후 4년 동안 1만5000명의 난민을 추가로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히르 아지지는 시드니 교외에서 운전 강습을 받고 있다. 1년 전 남편과 함께 호주에 도착한 아지지는 "집에 앉아 아프간의 나쁜 상황에 대해 생각하는 대신 공부와 운전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이제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내 꿈과 목표를 달성하기로 결심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지난해 8월 집권한 탈레반은 여성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며 유화책을 발표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과거 강경 통치 시기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탈레반은 남성 보호자 없이 여성은 외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카불의 모든 놀이동산을 남녀가 함께 이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차량 운전자와 소유주가 남성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여성이 72㎞ 이상 이동하려 하는 경우 이들의 탑승을 거부해야 하는 새로운 규칙이 발표되기도 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