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부 동성결혼 합법화 추진…'반대' 30여만명 파리 시위

©AFP=News1

</figure>프랑스 정부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1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렸다.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열린 이른바 '모두를 위한 시위(March for All)'에는 프랑스 가톨릭, 이슬람교도 등 동성애자들의 결혼과 입양에 반대하는 수십만명이 참여했다.

주말인 이날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프랑스 전역에서 사람들이 파리로 모여들었으며 경찰은 최소 34만명이 운집했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3개의 시위대로 나뉘어 거리행진을 가진 뒤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 앞으로 집결했다.

프랑스는 1999년 '시민결합'을 인정했다. 시민결합은 동성결혼 합법화의 과도기적 단계에 있는 개념으로 느슨한 형태의 결혼이다. 법적 결혼관계는 아니나 세금과 상속 등에서 사실상 일반 기혼자에 준하는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동성 간 정식 결혼과 자녀 입양, 체외수정을 통한 출산은 허용되지 않았다.

사회당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동성 간 결혼과 입양 허용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후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종교계와 보수 진영은 반대의사를 밝히며 지난해 11월17일에도 7만여명이 참여한 시위를 파리에서 가진 바 있다.<br><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figure>AFP에 따르면 프랑스 내 가톨릭계 학교들은 최근 동성결혼 법안에 대한 토론을 할 계획이었으나 교육부 측이 이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동성결혼을 둘러싼 가톨릭과 정부 간 갈등이 초래됐고 무슬림계도 동성결혼 반대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세했다. 다만 프랑스 가톨릭교와 이슬람교 측 모두 이번 거리 시위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진 않았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National Party)측도 이번 시위를 공식 지지하진 않았지만 당원들의 참여는 자유에 맡겼다.

지난 11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 중 52%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지만, 52%는 동성결혼자들의 입양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 장관 크리스티안 토비라는 대규모 시위와는 상관없이 법안을 추진할 것이며 법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요구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달 중순 동성결혼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의회가 통과시키면 프랑스는 세계에서 12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나라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