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러시아 산타 '뎨드 모로스', 기념 촬영 직후 가게 주인 총살
러시아식 산타 복장하고 채무자에게 접근…피해자 즉사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러시아 중부의 한 마을 가게에서 러시아식 산타 분장을 한 남성이 기념촬영 후 가게 주인을 총으로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현지 매체 RT에 따르면 지난 2일 러시아 추바시아공화국 카나시 마을에서 한 남성이 뎨드 모로스(дед мороз) 분장을 하고 가게에 나타났다.
뎨드 모로스는 러시아식 산타다. 영어로는 '그랜드 프로스트(Grand Frost)'로 번역되는데, '서리 할아버지'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부르는 말은 다르지만 산타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색 의상과 길고 흰 수염 등 외관은 유사하다.
용의자는 가게 주인(54)에게 접근해 함께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눈 뒤 근거리에서 총을 쐈다. 주인은 현장에서 즉사했다.
용의자는 도주했지만, 이튿날 인근 마을에 위치한 그의 집 밖에서 붙잡혔다.
수사관은 용의자와 피해자가 채무 관계로 얽혀 있었으며, 가게 주인이 용의자에게 빚을 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에서 범죄자들이 산타 복장 뒤에 숨어 범법 행위를 한 사례는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월에는 한 남성이 타타르스탄에서 사탕으로 아이들을 유인한 혐의로 체포돼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월에는 시베리아 노릴스크에서 17세 소년이 산타 복장으로 행인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는 율리우스력을 따르는 러시아정교회 방침상 매년 1월 7일에 크리스마스를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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