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가스 공급난 현실화?…러 통보 하루 만에 가스 공급 중단
러 가즈프롬 "몰도바, 가스 부채 1조 원"
몰도바 "부채 120억…혼란 빠뜨리려는 것"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 국영 가스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이 빈번한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몰도바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가스 중단을 통보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몰도바의 친(親)러 분리주의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 당국은 이날 여러 국가 기관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 가스를 공급하는 회사인 티라스폴트란스가즈는 몰도바 정부 통제 지역과 국경을 접한 두바사리와 벤더 마을 주변에서 교육기관과 경찰서, 검찰청 등 12개 국가 기관에 가스 공급이 끊겼다고 밝혔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몰도바 내 친러시아 지역으로, 지난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몰도바는 러시아-우크라이나-트란스니스트리아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통해 매년 약 천연가스 2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트란스니스트리아에 있는 발전소가 값싼 전력을 생산해 몰도바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 판매한다.
앞서 러시아 가즈프롬은 오는 1월 1일 오전 5시부터 몰도바로의 가스 수출을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발표 이후 하루 만에 공급 중단이 이뤄진 셈이다.
가즈프롬은 몰도바가 빈번하게 대금을 미지급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가즈프롬은 "이번 조치는 몰도바 당국의 부채 통제 거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부채 규모는 7억900만 달러(약 1조464억원)에 달한다. 몰도바는 부채가 860만 달러(약 127억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빅터 파를리코프 전 몰도바 에너지장관은 "러시아의 진짜 목적은 몰도바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린 레치안 몰도바 총리는 앞으로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는 가스를 러시아가 전면 막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 당국의 결정을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를 통과한 가스는 슬로바키아와 헝가리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흘러간다.
러시아의 가스 중단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곳은 몰도바다. 레치안 총리는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몰도바가 에너지 수입선을 계속 다각화할 것이며, "법적 수단 등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몰도바는 가스 공급 중단을 예상하고 이번 달 초 6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해 가스 사용량을 3분의 1로 줄였다. 또 루마니아에서 가스를 수입하기 시작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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