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가 일부러 보호 없이 북한군 전투에 내보내"
"포로로 잡은 북한군들, 큰 부상 입어 살릴 수 없었다"
"북한군, 자국 군인 처형 사례 있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전선에서 북한군이 막대한 손실을 보았고 러시아가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는 것을 피하려고 고의로 보호 없이 전투에 내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AFP통신 및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에 올린 저녁 연설에서 "오늘 북한에서 온 여러 군인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 우리 군인들은 그들을 포로로 잡았다. 그러나 그들은 매우 심각한 상처를 입어 소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북한군이 몇 명이나 사망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말해왔다. 이날 젤렌스키도 이 주장을 다시 반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큰 손실을 보았다. 아주 많다. 그리고 우리는 러시아 군과 북한 지도자들이 이 한국인들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히지 않도록 러시아군이 수를 쓰고 있다고도 했다. 젤렌스키는 "우리가 한국인을 체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그들은)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최소한으로만 보호한 채로 북한군을 공격에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군이 자국 군인을 처형한 사례가 있다는 충격적인 말도 했다. 또 북한군이 심각한 상처를 입고 목숨을 잃는 이런 상황을 "독재 정권이 행할 수 있는 광기의 표현 중 하나"라면서 "한국 국민은 유럽의 전투에서 민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을 가한 서부 쿠르스크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의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수천 명의 군인을 파견했다.
이날 앞서 한국 국정원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위해 러시아에 파견됐다가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 한 명이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는 러시아 및 북한과 긴밀한 군사적, 정치적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에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전쟁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이 진심이라면 북한에도 상응하는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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