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미국행 유력해졌다…헌법소원 기각(상보)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이 인도 결정할 듯…미국행 원해와
한국행 바라온 권도형…미국선 징역 100년 이상 전망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의 미국행(行)이 유력해졌다.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이곳 헌법재판소는 권씨 측이 법적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 소원을 낸 '인도 결정 권한'에 있어 재판관 만장일치로 이를 기각했다.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성명을 통해 "헌법재판소는 법의 해석에 관해 법원에 다른 의견을 제시할 권한이 없다"며 "특정 사건에서 사실을 입증하고 법을 해석하는 것은 헌법재판소의 임무가 아니며, 이는 주로 일반 법원의 임무"라고 했다.
이로써 권 대표가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에서 재판을 받을지는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그간 몬테네그로 정부는 권 대표의 미국행을 원한다는 뜻을 비쳐왔다.
올해 9월 몬테네그로 대법원은 하급 법원에서 확정됐던 권씨의 한국 송환 결정을 파기하고 법무부 장관에게 범죄인 인도 허가 결정권을 부여한 바 있다.
이후 10월 18일 몬테네그로 헌법재판소는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집행을 정지했는데, 권씨 측에서 이 사안에 대해 헌법 소원 신청을 내면서다.
권씨 측은 범죄인 인도는 법무부 장관이 아닌 법원이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고 합법적이라고 주장해왔다.
권씨 측은 권씨의 한국 송환을 바라왔으며, 앞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과 항소법원이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권씨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을 경우, 그는 한국 송환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은 경제 사범의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징역 100년 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 바 있다.
권씨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50조 원 이상의 피해를 준 주범으로 꼽힌다.
그는 가치 폭락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머물다가 같은 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동유럽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두바이행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각각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