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 운동으로 노벨 평화상 받은 '니혼 히단쿄' 대표 "지금부터가 중요"
다나카 대표위원 "다음 세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라"
피폭3세 고교생 "핵무기·전쟁 없는 세계, 모든 이들이 함께 만들어야"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70년 가까이 핵무기 금지와 피폭자 지원을 촉구해 온 공로로 10일(현지시간), 노벨상을 받은 일본 원수폭 피해자단체 협의회(히단쿄)의 대표위원이 수상 후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는 감상을 밝혔다.
이날 수상을 마치고 숙박 중인 호텔로 돌아온 다나카 대표위원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세대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상 연설에서 원폭 피해는 전쟁을 시작하고 수행한 나라에 의해 보상돼야 한다는 점과 핵무기는 인류와 공존해서는 안 되며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나카 대표위원은 자신의 연설에 대해 "당황하지 않고 적힌 것을 또박또박 말한 것 같다"며 노벨상 수상은 "역사적인 일이고, 일본에 있어서도 그렇다. 실제로 출석해 보니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돌아봤다.
수상식에 참석한 도모나가 마사오 씨는 "훌륭한 수상식이었다. 내용에 깊이가 있고 눈물이 났다"며 "오늘 연설을 들으면 핵보유국 수뇌가 앞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피폭자인 동시에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참석자이자 유엔에서 군축 담당 사무차장인 나카미쓰 이즈미 씨는 "멋졌고 감동했다"며 "이를 계기로 다시 핵군축의 길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결의 표명 같은 수상이었다"고 평가했다.
'고교생 평화대사'로 히단쿄와 동행한 나가사키·히로시마·구마모토 출신 학생들도 감상을 남겼다. 이중 피폭 3세인 오하라 유카 씨는 "왜 피폭자들이 지금 노벨상을 받았는지, 왜 우리가 활동하는지 그 의미를 인식할 수 있었다"며 "피폭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미래와 세계에 남겨 핵무기도 전쟁도 없는 세계를,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수상 후 이어진 만찬은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3시 30분쯤부터 시작됐다. 만찬에는 한국인 피폭자를 포함한 히단쿄 대표단, 노르웨이 왕실 및 정부 관계자, 한강 작가 등 노벨상 수상자, 노벨상 선고위원 등 250명이 자리를 빛냈다.
프리드네스 노벨 위원장은 수상식을 떠올리며 "다나카 대표위원의 연설은 힘세고, 감동적이며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세계 사람들이 피폭자들의 증언과 핵무기를 다시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호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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