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더 좋은 무기 얻자고 징집연령 18세로 낮출 수 없어"

징집 연령 25세에서 18세로 낮추라는 서방 압력에 대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 (현지시간) EU 지도부가 출범한 첫날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기자회견을 갖고 "서방에서 받은 장거리 무기 사용 확대를 EU가 지원해 달라"고 밝히고 있다. 2024.12.0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병력 보충을 위해 징집 연령을 더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을 9일(현지시간) 밝혔다.

젤렌스키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장비와 훈련의 부족을 어린 군인들로 벌충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선순위는 우크라이나의 징집 연령이 아니라 미사일을 제공받고 러시아의 군사적 잠재력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들이 징집 연령을 25세에서 18세로 낮추라고 압박하는 데 따른 반응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18살 이하의 남성이라도 자원입대에 대해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징집 연령 이하의 남성 강제 입대는 금지돼 있다.

젤렌스키는 "목표는 무기고가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라며 "기존 여단의 장비를 강화하고 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프랑스에서 열린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것을 언급하며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두려워하는 건 트럼프와 중국뿐이라고 (트럼프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이것은 사실이다. 결단력만이 이 전쟁을 합당하게 끝내고 지속적인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징집 연령을 낮추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훈련과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병력 부족은 우크라이나군의 고질적인 문제다. 특히 최전선 부대의 병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보다 수적으로 훨씬 앞서 있으며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기록적인 속도로 진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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