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 종전안 거절할 수도…러 안보 우려 해소해야"-푸틴 측근
"세계 미래에 해 논의해야…우크라, 러시아의 핵심이익 인정해야"
우크라에 핵 사용 경고…"아무도 못 들어갈 방사능 지대 생길 것"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재벌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가 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 제안을 거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이 종전 협상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미국이 더욱 많은 요구 조건을 들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말로페예프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임명한 키스 켈로그 전 육군 중장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켈로그가 자신의 계획을 들고 모스크바에 오면, 우리는 그 계획을 받아들인 뒤 그 어떤 것도 마음에 들지 않으니 꺼지라고 말할 것"이라며 "그게 전부 협상의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이 건설적이려면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아니라 유럽과 세계의 미래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가 분쟁을 끝내려면 미국의 첨단 장거리 무기 사용 결정을 뒤집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뒤에 푸틴과 만나 최고 수준에서 세계 질서의 모든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생각하는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조건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전쟁과 러시아와 중국 간 강화되는 동맹 등 여러 글로벌 분쟁에 대한 논의 의지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핵심 이익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미국의 인정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FT는 말로페예프의 아이디어는 푸틴이 휴전 가능성을 위해 설정한 조건보다 훨씬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가 최전선 지역 4곳(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을 러시아에 양도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않기로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양보 대신 나토 가입을 시사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영토 양보와 나토 미가입까지 요구할 경우 전쟁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기간 동안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해 온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를 종전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말로페예프는 "우리 생애에 아무도 들어가지 못할 방사능 지대가 생길 것이고 전쟁은 끝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 사용을 경고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서방 국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켈로그 특사는 지명 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오레시니크'를 발사한 것에 대해 "군사적으로 효과적이기 때문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 서방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자'고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며 푸틴이 유럽에서 핵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한편 말로페예프는 서방의 제재에도 방위 산업과 늘어난 소비 덕분에 러시아 경제에는 타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옛 소련의 군사 기계가 다시 가동되고 있고 러시아 전역에서 사람들은 전쟁 전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다"며 "방위 산업, 농업, 소비 시장, 지역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90%는 제재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미국이 주도하는 압박이 중국, 이란, 북한과 같은 동맹국들의 지지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