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대 거의 전멸'…우크라가 러시아 드론 무력화한 기발한 방법
내비 시스템 교란해 되돌려 보내거나 벨라루스로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러시아가 대규모 가미카제식 무인기(자살특공대식 드론)와 미사일 공격을 우크라이나에 퍼붓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이들 드론을 엉뚱한 다른 곳으로 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어지럽혀 러시아로 되돌려 보내거나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로 보내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우크라이나 군 정보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발사한 이란 설계 샤헤드 드론의 '위성 좌표'를 우크라이나가 가로채서 '스푸핑'(속였다는 의미)했다고 보도했다.
전파 방해 및 스푸핑은 최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 중동 및 유럽 일부 지역에서 널리 퍼져 있었다. 미국은 글로벌 위치 시스템(GPS)을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는 'GLONASS'라는 위성 집합체를 사용해 위치를 파악한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전술은 최근 188대의 기록적인 드론이 날아온 날 그 효과가 단적으로 나타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전에 러시아가 밤사이 기록적인 수인 총 188대의 공격 드론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드론 중 90대 이상이 위치 혼란으로 인해 길을 잃었다고 했다. 또 별도의 전자전으로 드론 95대는 경로를 벗어났으며 그 가운데 5대는 벨라루스를 향해 날아갔다고 전했다.
벨라루스의 군사정보 관련 한 인터넷 매체는 벨라루스로 넘어간 드론이 최소 17대라고 보고했다. 그 후 이틀간 샤헤드 드론은 벨라루스 영공에서 3대 더 보고됐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군사 기술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햄블링은 우크라이나가 드론 항법 및 통신을 방해하거나 스푸핑 할 수 있는 대규모 전자전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샤헤드 드론은 대구경 기관총이나 휴대용 장치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대공 방어 장치로 격추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그러나 레이더를 피해 지상 가까이 날아 제때 탐지하기가 어려운 게 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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