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석유기업 전 임원, 아파트서 의문의 추락사…"2년 동안 12번째"

자택서 유서 발견…"병으로 지쳤다"
러시아 기업인 잇따라 의문사

러시아 모스크바의 주유소 벽에 러시아 석유 대기업 유코스의 로고가 붙어 있다. 2006.08.02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러시아의 석유 대기업 임원이 아파트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법 집행 기관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석유 기업 '유코스'의 전 부사장 미하일 로가체프(64)의 시신이 모스크바 중심부의 아파트 단지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로가체프는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 단지 안뜰에서 발견됐다. 법 집행 기관은 로가체프의 자택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유서에 "병으로 지쳤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극단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법 집행 기관은 로가체프가 말기 암을 앓고 있었으며, 이전에도 극단 선택을 시도한 적 있었다고 덧붙였다. 로가체프는 죽기 전 여동생에게 문자를 남기기도 했다.

로가체프는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약 2년 간 유코스의 엔지니어링 센터 총괄 책임자를 지낸 후 유코스의 기업 관리 담당 부사장, 연구 개발 센터를 이끈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 은행 오네심(Onexim) 그룹의 전무 이사, 세계 최대 니켈 생산 업체인 노릴스크 니켈(Norilsk Nickel)의 부총괄 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2년 동안 러시아 에너지 기업의 임원이 잇달아 사망했으며, 로가체프가 12번째라고 보도했다. 앞서 2022년 1월에는 러시아 국영 가스 대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가즈프롬 인베스트'의 운송 서비스 책임자 레오니드 슐만이 차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2년 말에는 러시아의 거대 석유회사 루크오일의 회장 라빌 마고노프가 병원에서 추락사하기도 했다. 그 뒤를 이어 루크오일 이사장이 된 블라디미르 네크라소프도 지난해 10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이밖에도 △러시아 에너지 기업 노바텍의 임원이었던 세르게이 프로토세냐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왓포드 △러시아 사업가 바실리 멜니코브가 의문의 사고로 숨졌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