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이스라엘에 한 달 준 미국에 "시간 너무 많이 줬다"

"사람들 죽는 속도 한 달 늦춰졌을 뿐"
중동 문제 놓고 유럽 내 이견 속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26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시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7.26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상황 개선을 요구하며 이스라엘에 한 달의 시간을 준 것과 관련해 유럽연합(EU)의 외교 수장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줬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렐 대표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이 죽는 속도가 한 달 늦춰졌다"며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U 내에서는 중동 문제를 놓고 회원국 간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중동 문제 해결에 EU가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총리는 "유럽은 아직 (중동) 휴전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위해 스페인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지난 3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두 나라는 EU 내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해쳐서는 안 된다며 "이스라엘의 방위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견을 보였다.

AFP는 숄츠 총리의 발언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숄츠 총리는 "국제법과 같은 모든 기준은 충족돼야 하고 가자지구에 금전적인 지원을 해 추가적인 전쟁 격화를 막아야 하지만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이스라엘의 방위 능력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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