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독일군을 이끈 '사막의 여우' [역사&오늘]

10월 14일, 에르빈 롬멜 사망

에르빈 롬멜. (출처: National Digital Archives, 사진(1942),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44년 10월 14일, 나치 독일의 육군 원수 에르빈 롬멜이 사망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뛰어난 전술로 북아프리카 사막을 누비며 연합군을 혼란에 빠뜨렸던 전설적인 인물이다.

롬멜은 1891년 11월 15일 독일 뷔르템베르크 왕국의 중산층 교육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교사였고, 어머니는 루츠 가문 출신으로 모두 개신교 신도였다. 롬멜은 유복하지는 않았지만 평범하고 안정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롬멜은 강한 리더십과 책임감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만 18세가 되던 해,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군에 입대하여 장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원래 항공기에 관심이 많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보병 장교의 길을 선택했다.

롬멜은 1차 세계대전에서 보병으로 복무하며 용맹을 인정받았다. 특히 1917년 이탈리아 전선에서 뛰어난 지휘 능력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롬멜은 기갑부대를 지휘하며 프랑스 전역에서 맹활약했다. 또한 북아프리카에서는 뛰어난 기동력과 전략적 통찰력을 발휘해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1944년 7월 20일 독일군 내부에서 아돌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롬멜은 암살 시도에 직접 연루된 것은 아니었지만, 암살 음모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거나 적극적으로 막으려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나치 정권은 롬멜이 암살 음모에 어느 정도 관여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체포해 자결을 강요했다.

롬멜은 자택 근처에서 검은색 메르세데스 차 안에서 음독했다. 롬멜의 죽음은 공식적으로 서부 전선에서 근무 중 입은 부상 악화에 따른 심장마비로 발표됐다. 가족의 안전은 보장됐고 그의 명예를 지켜주겠다는 약속은 이행됐다. 비록 나치 독일의 일원이었으나 그의 뛰어난 전술적 감각과 용맹함은 적군과 아군 모두에게 존경받았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