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사 캡슐, 371명 신청했지만 현행법 위반 논란 속 사용 중단(종합)

조력사 기계인 사르코ⓒ AFP=뉴스1
조력사 기계인 사르코ⓒ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스위스에서 딱 한 번 사용된 조력사 캡슐 '사르코'가 현행법 위반 논란 속 결국 사용이 중단됐다. 이 캡슐은 371명이 사용 신청한 상태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미국 잡지 내셔널리뷰 등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사르코를 만들고 도입한 스위스 기반 자살 지원 사업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 등은 최근 이 기기의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6일 더 라스트 리조트와 그 계열사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성명을 통해 스위스에서 처음 사용된 자살 캡슐에 대한 범죄 조사가 완료됨에 따라 371건에 달했던 자살 캡슐 사용 신청서 접수 절차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더 라스트 리조트의 플로리안 윌렛 회장이 재판 전 구금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사르코의 사용은 지난달 미국 여성의 조력사에 사용된 이후 약 2주 만에 중단된 셈이다. 당시 스위스 경찰은 윌렛과 함께 여러 사람을 체포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풀려났다.

더 라스트 리조트는 조력사를 허용해 온 스위스라 스위스에서의 사용이 법적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지난 7월 사르코를 선보이고 9월23일 처음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같은 날 스위스 내무부 장관은 제품이 안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사망에 사용되는 질소의 쓰임새가 화학물질법의 목적 조항과 양립되지 않는다며 이의 사용이 불법이라고 말했다. 엑시트 인터내셔널은 성명에서 "사르코를 사용한 후에야 내무부 장관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타이밍은 순전히 우연일 뿐 우리가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사르코는 필립 니슈케 박사(76)가 발명한 것으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캡슐이다. 네덜란드에서 12년간 연구 개발됐다. 니슈케 박사는 조력 자살 옹호자이며 '죽음 박사'로도 불린다.

이 캡슐은 2017년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는데, 자살자는 보라색 캡슐에 들어간 후 뚜껑을 닫고,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지와 같은 자동화된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스스로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나와 공기 중 산소량이 30초도 안 되어 21%에서 0.05%로 급락, 약 5분 이내에 의식을 잃고 사망한다.

내셔널리뷰에 따르면 니슈케 박사는 첫 사망자가 된 여성이 "사르코에 들어가자 거의 즉시 버튼을 눌렀다"면서 "나의 추정으로는 2분 만에 의식을 잃었고 5분 후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