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라늄·니켈 등 자원 무기화 시사…푸틴 "수출제한 고려해야"

한국, 미국·중국 이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3위
푸틴 발언에 원자재 가격 및 관련 기업 주가 급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라늄, 티타늄, 니켈 등 원자재 수출에 제동을 걸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내각 장관들에게 러시아는 천연가스, 다이아몬드, 금의 주요 생산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에게 "러시아는 세계에서 몇 가지 전략적 원자재 매장량이 가장 많다. 천연가스는 세계 매장량의 약 22%, 금은 약 23%, 다이아몬드는 약 55%"라며 "아마도 우라늄, 티타늄, 니켈(의 수출)에 일정한 제한을 두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수출 제한이)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TV를 통해 방송됐고 원자재 가격과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선 푸틴 대통령의 발언 직후 니켈 3개월물 가격이 2.6% 상승해 톤당 1만 6145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넥스젠 에너지, 카메코, 데니스 마인스 등 캐나다의 우라늄 업체와 광산업체의 주가는 5.2~5.4% 올랐다.

특히 러시아는 세계 4위의 우라늄 생산국으로 전 세계 농축 우라늄 양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산 우라늄을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미국(702톤)과 중국(457톤)이었으며 한국이 243톤을 수입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많이 줄였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세계 금속 시장의 주요 공급원으로 러시아가 수출을 중단하거나 생산량을 감축할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르카디 게보르키안 씨티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기업들이 중국에서 저농축 우라늄을 수입해 부분적으로는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향후 2~3년 동안은 대체하기가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