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선 고심하는 마크롱, 사르코지·올랑드 전 대통령과 오늘 회동

전직 사회당 총리 카즈뇌브도 참석…측근들 "총리직 제의하면 수락"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파리 인류 박물관에서 조기 총선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2 채널과 인터뷰를 갖고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 총리 등 정부 각료를 임명하겠다"고 밝히는 모습. 2024.07.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 7월 단행한 조기 총선에서 원내 1당 사수에 실패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좌우 입맛을 모두 맞출 수 있는 차기 총리를 인선하고자 고심하는 가운데 관련 조언을 듣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과 2일(현지시간) 수도 파리의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에서 회동한다고 AFP 통신이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보수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2007~2012년 재임), 진보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2012~2017년)과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총리(2016~2017년)를 엘리제궁으로 초청해 총리 인선에 대한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 카즈뇌브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이날 AFP에 전현직 대통령 간 회동 일정을 전하며 "카즈뇌브가 총리직을 요청하지 않았지만, 제의를 받을 경우 의무감을 갖고 수락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새 총리는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NFP)'과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이 속한 중도 '앙상블' 연합,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NR)' 등 크게 3개 진영으로 쪼개진 하원의 불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올랑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사회당 대표로 정부를 이끌었던 카즈뇌브 전 총리는 2022년 사회당이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와 처음으로 정당 연합을 결성하자 이에 반발해 사회당을 탈당하면서 중도·우파 인사들에게도 호감을 산 바 있다.

그러나 NFP 지도부를 장악한 LFI 의원들은 루시 카스테트 파리시 재정국장을 총리로 임명할 것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19일 자신들의 인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마크롱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한 상황이다. 이들은 NFP가 원내 제1 세력으로 부상한 만큼 선명한 '좌파 총리'가 임명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정국 불안정을 명분으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 반대로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보수 공화당 소속 정치인을 총리 후보로 추천할 것 같다고 이날 AFP는 전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프랑스 총리가 2017년 5월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2017.05.14.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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