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체포에 뿔난 러…"미국이 사주해" 주장

러 하원의장 "바이든이 텔레그램 통제 시도"
파벨 두로프, 프랑스서 체포…범죄 방조 등 혐의

메신저 앱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 15.09.21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는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되자 러시아에서 미국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두마(하원) 의장은 이날 미국이 프랑스를 통해 텔레그램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고 밝혔다.

볼로딘 의장은 "텔레그램은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가장 큰 인터넷 플랫폼이다"라며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텔레그램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볼로딘 의장은 이와 관련해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두로프 체포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앞서 두로프는 지난 24일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돈세탁과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데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두바이에 본사를 둔 텔레그램은 암호화 기술을 통해 대화 내용을 남기지 않는 기술로 표현의 자유와 익명성 보장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10억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익명성 보장으로 텔레그램은 온갖 범죄의 온상이 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N번방' 사건의 가해자들이 성 착취물을 유포하고 거래했던 플랫폼 역시 텔레그램이었다.

특히 텔레그램은 가해자의 신상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는 등 각국의 법 집행 기관의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한편 두로프의 체포와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두로프는 정치적 동기 없이 사법 조사의 일환으로 체포됐다"고 해명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