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텔레그램 CEO 체포에 "정치적 동기 없다…사법 조사 일환"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CEO, 텔레그램서 범죄 방치 혐의

세계적 SNS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파벨 두로프.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메신저앱 텔레그램의 최고경영자(CEO)가 텔레그램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를 방치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체포에는 정치적 동기가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는 정치적 동기 없이 사법 조사의 일환으로 체포됐다"며 "소셜미디어에서는 실제 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시민을 보호하고 기본권을 존중하기 위해 법에 따른 자유를 행사해야 한다"고 적었다.

앞서 TF1 TV와 BFM TV는 텔레그램 설립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는 지난 24일 저녁 프랑스 파리 외곽 르 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로프 CEO는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25일 새벽 3시) 개인 전용기를 타고 르 부르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체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로프 CEO는 텔레그램이 돈세탁이나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데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프랑스 경찰 대변인은 두로프 CEO가 텔레그램 플랫폼에서 저질러지는 사이버 및 금융 범죄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에 대한 폭력 예방을 담당하는 기관인 프랑스 정보기관(OFMIN)은 사기, 마약 거래, 사이버 괴롭힘, 조직범죄 및 테러 조장 등의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의 일환으로 두로프 CEO의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도이치벨레(DW)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OFMIN의 한 수사관은 DW에 "텔레그램의 면책은 이제 그만"이라며 "두로프가 수배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파리에 온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페이스북, 유튜브, 왓츠앱,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에 이어 세계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다. 내년까지 10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 태생의 39세 두로프 CEO는 프랑스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013년 동생 니콜라이와 함께 텔레그램을 설립했다. 현재 20조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기도 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아직 두로프가 정확히 무슨 혐의로 기소됐는지 모른다"며 "우리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성명을 듣지 못했고,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