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진격에 13년 만에 체첸 방문…충성심 확인 및 사기 진작

"장병들, 조국 수호 욕구와 결정을 내릴 용기를 보유"
"우크라, 나라 불안정하게 만들어…범죄자 처벌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2005년 이후 처음 방문한 체첸의 그로즈니 공항에 도착해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24.08.2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체첸 공화국을 방문해 측근의 충성심을 확인하고 장병들의 사기 진작에 나섰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헬리콥터를 타고 체첸 공화국의 수도인 그로즈니를 찾았다. 푸틴 대통령이 체첸 공화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마중 나온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수장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포옹을 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과시한 후 리무진으로 함께 이동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체첸 공화국 방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3주째 쿠르스크 지역을 진격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특수 군사 학교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투입에 앞서 장병들의 정신 무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디로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해당 학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4만 7000명 이상의 장병들을 전장으로 파견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는 절대로 천하무적"이라며 "사격장에서 총을 쏘는 것과 여러분의 생명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여러분들은 조국을 수호하려는 내면의 욕구와 그런 결정을 내릴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의 인질 사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지난 2004년 9월 체첸 이슬람 반군이 베슬란 제1공립학교를 공격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을 인질로 삼았는데 총격전과 폭발 등으로 인해 33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푸틴 대통령은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쿠르스크 지역을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대해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려고 한다"며 "우리가 범죄자들을 처벌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로 진격한 후 현재까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93개 마을을 비롯해 1263㎢를 점령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