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리자 원전 화재로 냉각탑 심각한 손상"…러-우크라는 '네탓' 공방(상보)

젤렌스키 "우크라, 원전 통제해야"
러, 우크라이나 포격으로 화재 발생 주장…"핵 테러 행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냉각탑에서 11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했다. 2024.8.11.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러시아가 점령한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에서 발생한 화재가 진압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에게 화재에 대한 책임을 돌리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사톰은 11일(현지시간) 자포리자 원전의 화재 진압 소식을 전하면서 냉각탑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로사톰은 "러시아 비상사태부의 노력으로 주요 화재는 오후 11시 30분에 진압되었으나, 냉각탑의 내부 구조물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며 "구조물이 붕괴할 위험성은 상황이 허락할 때 전문가들이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감시단은 발전소 북부 지역에서 여러 차례 폭발이 발생한 후 강력하고 짙은 연기가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화재 원인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에 자포리자 원전의 화재 영상을 올리면서 "현재 방사능 수치는 정상 범위 내에 있다. 그러나 러시아 테러리스트들이 원전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는 한 상황은 정상이 아니며 정상일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점령 첫 날부터 자포리자 원전을 우크라이나와 전 유럽 그리고 전 세계를 협박하는 데만 사용해 왔다"며 "러시아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을 통제해야만 원전의 정상화와 완전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포리자 원전 인근 도시인 니코폴의 예브헨 예브투센코 시장은 러시아군이 냉각탑에서 자동차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는 비공식적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세운 자포리자 지방정부 주지사인 에브게니 발리츠키는 우크라이나군이 포격을 가해 화재를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로사톰도 "8월 11일 오후 8시 20분과 8시 32분에 우크라이나의 공격 드론 두 대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탑 중 하나를 직접 타격하여 내부 구조물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의 '핵 태레 행위'로 규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