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난민 혐오·극우 폭력 부추긴 '키보드 워리어' 줄줄이 실형[통신One]

망명 신청자 숙소 방화 부추기는 글 게시한 혐의자들 기소
체포 인원 700명 훌쩍 넘어…교정시설 부족에 긴급 조치

영국의 한 지방의회 의원의 아내인 루시 코놀리의 소셜미디어(SNS) 엑스 계정. 영국 왕립검찰청(CPS)은 코놀리가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2024.08.11/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정서를 퍼뜨려 극우 폭력 시위를 부추긴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이 잇따라 실형을 선고받고 신상도 함께 공개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왕립검찰청(CPS)에 따르면 잉글랜드 중동부에 있는 웨스트 노스햄튼셔 지방의회 의원 아내인 루시 코놀리(41)가 공공질서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코놀리는 지난 7월 29일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엑스(X)에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고 모욕적인 내용을 담은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코놀리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지금 당장 대규모 추방을, 망명 신청자들로 가득한 모든 숙소에 불을 지르고 기만적인 정부와 정치인들도 데려가라"면서 "(이를 이유로)내가 인종차별주의자 취급을 받는다면, 기꺼이 그렇게 될 것"라고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루시 코놀리는 영국 보수당 소속이자 잉글랜드 웨스트 노스햄튼셔 지방의회 의원인 레이몬드 코놀리의 아내다.

현재 루시 코놀리의 기존 계정이 삭제되면서 문제가 된 게시물은 사라진 상태다.

그는 이달에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고 기존에 미소 짓는 자신의 얼굴 사진이 아닌 아이와 함께 찍은 모습으로 프로필 사진을 교체했다.

또한 '보수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의 인종차별주의자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풍자(satire)'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루시 코놀리는 지난 6일 새로운 글을 올리고 "내가 자랑스러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해서 남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두둔했다.

지난 9일 경찰은 20대 남성 두 명도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유죄 판결을 받아 교도소에 수감된 사실을 발표했다.

웨스트요크셔 경찰에 따르면 조던 팔러(28)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망명 신청자들이 묵는 잉글랜드 리즈의 한 호텔을 표적으로 삼는 공격을 지지하고 인종차별적 정서를 유발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징역 20개월 형을 선고했다.

잉글랜드 중부에 있는 노샘프턴셔 경찰도 타일러 케이(26)가 지난 7일 SNS에 다른 인종 집단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글을 게시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 2개월 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법정에서 케이는 자신이 인종차별과 혐오 정서를 부추길 의도는 없었다고 부인했지만 자기 행동이 어리석었음을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많은 양의 잘못된 정보를 언급하면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영국 전역에서 벌어진 극우 폭력 시위와 관련해 혐오를 부추기는 온라인 게시물을 올렸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사례다.

현재 영국 경찰은 극우 폭력 시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체포된 인원이 700명 이상이라고 밝힌 가운데 앞으로도 수백 명 이상이 소환돼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되는 극우 폭력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에 형을 살고 있던 죄수들이 조기 석방되는 시기가 앞당겨질 예정이다. 동시에 영국 정부는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수감자 긴급 수용 방안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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