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2선 성공…66년 사상 女최초(상보)
유럽의회, 연임 인준안 '가결'…여권 교섭단체 이탈표 안 나온듯
5년 연임시 '유럽방위연합' 약속…'트럼프 2기' 나토 이탈에 대비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선에 성공해 임기를 5년 더 연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입법부인 유럽의회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회의장에서 찬성 401표·반대 284표에 기권 15표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연임 인준안을 가결했다.
2019년 취임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는 11월부터 5년간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1958년 개회한 유럽의회에서 여성 집행위원장이 선출된 건 그가 처음이었다. 따라서 이날부로 66년 유럽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여성 집행위원장이 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연임하려면 이날 재적의원 720명 중 과반인 361명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했다. 그를 지지하는 3개 교섭단체인 '유럽국민당(EPP)'과 '사회민주진보동맹(S&D)', '자유당그룹(Renew)'의 의석수는 총401석이라 연임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탈표가 10% 이상 나올 경우 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찬성 401표가 딱 맞게 나오면서 우려했던 이탈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기명 투표였던 만큼 이탈표에 상응하는 찬성표를 원내 3위 극우성향 교섭단체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 등에서 예상 밖 찬성표를 얻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연임 인준 투표를 앞두고 진행한 연설에서 "향후 5년은 향후 50년 동안 유럽이 전 세계에서 갖는 지위를 정의할 것"이라며 5년 연임에 성공하면 EU의 안보와 번영을 더욱 강화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한 '유럽방위연합(European Defence Union)'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유럽방위연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연설에 앞서 나온 공약집을 참조해 볼 때 역내 방위산업에 대한 EU 차원의 투자를 확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별도로 대공·사이버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EU의 국방 정책은 전통적으로 각국 정부와 나토의 몫이었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역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한 데다 나토 탈퇴까지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자 EU는 자체 방위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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