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수장, 연임투표 직전 '유럽방위연합' 공약…'트럼프 2기' 대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연설…5년 연임시 대공·사이버 방어체계 구축할듯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유럽방위연합(European Defence Union)'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방 군사동맹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앞두고 행한 연설에서"향후 5년은 향후 50년 동안 유럽이 전 세계에서 갖는 지위를 정의할 것"이라며 5년 연임에 성공하면 EU의 안보와 번영을 더욱 강화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어 대공(對空) 방어 및 사이버공격 방어에 주력한 진정한 유럽방위연합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필요한 만큼의 지원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 5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방안을 논의한 것을 두고는 평화 임무가 아닌 '유화 임무'였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에 EU 입법부인 유럽의회 의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럽방위연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역내 방위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별개인 대공·사이버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설에 앞서 공약집을 내고 "각 회원국 및 나토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유럽항공방패(European Air Shield)' 및 사이버 방어 등 여러 방위 프로젝트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임이 확정돼 오는 11월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 100일 이내로 이와 관련한 방위백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EU의 국방 정책은 전통적으로 각국 정부와 나토의 몫이었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역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한 데다 나토를 '헌신짝' 취급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자체 방위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임기를 연장하려면 720명의 유럽의회 의원들 중 과반인 361명 이상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이날 연임 인준 투표는 현지시각으로 오후 1시(한국시각 오후 8시)에 시작된다. 그를 지지하는 세 개의 중도우파·중도좌파·중도그룹인 '유럽국민당(EPP)'과 '사회민주진보동맹(S&D)', '자유당그룹(Renew)'의 의석수는 401석이라 연임에 무게가 실리지만, 이탈표가 10% 이상 나올 경우 이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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