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없는 의회에 마크롱 연정 촉구…극좌 멜랑숑 거부 암시(상보)
"다원적이고 견고한 다수 구축할 것 요청"
- 김예슬 기자,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이창규 기자 = 지난주 열린 프랑스 조기 총선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이 끝이 난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의회에 연정 구성을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르파리지앵에 '프랑스 국민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서한을 게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서한에서 "아무도 이기지 못했다"며 "어떤 정치 세력도 혼자서 충분한 과반수를 얻지 못했고 선거 결과는 모두 소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국 제도, 법치주의, 의회주의, 유럽 지향, 프랑스 독립에 대한 헌신을 인정하는 모든 정치세력에 진지하고 충실한 대화를 통해 다원적이고 견고한 다수를 구축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에서 좌파와 중도파가 극우의 집권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모든 세력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며 '헝(hung) 의회'를 구성하게 됐다.
이에 따라 차기 총리 임명과 행정부 구성을 두고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연정 구성을 촉구해 정치적 혼란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서한을 게재한 것으로 해석된다.
헝 의회에선 일반적으로 의회 다수당이 총리 인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이에 좌파 연합 신인민전선(NFP)을 대표하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 뤽 멜랑숑 대표가 총리로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극우 세력인 국민연합(RN)은 물론 LFI 역시 암묵적으로 연정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한에서 "RN이 통치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공화국 전선'만이 다수를 대표했으며, 변화와 권력 공유에 대한 명확한 요구로 인해 광범위한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며 "직위와 인물보다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이 우선이다. 이 연합은 국가의 몇 가지 주요 원칙을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RN이 득표율 33.2%로 1위를 차지하자, 극우 득세를 막기 위해 중도와 좌파가 힘을 합친 '공화국 전선(Republican Front)'이 형성됐다.
아울러 이 서한은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중도 르네상스 중심의 범여권(앙상블)이 분열된 가운데 나왔다. 일부는 보수파와만 연합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들은 중도 좌파와 중도 우파를 포함할 수 있는 더 광범위한 연합을 원한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연립 정부 구성이 끝나면 총리를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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