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최대 어린이 병원 등 민간 시설 공습…최소 29명 사망

잔해 속 실종자 집계 아직…사망자 더 늘어날 듯
러시아, 미사일 약 40발 발사…"우크라 군사 시설 타격한 것"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 병원이 파괴된 모습. 2024.07.0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어린이 병원 등 다수의 민간 시설을 공격해 최소 29명이 사망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장 관계자들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지금까지 약 29명이 죽고 16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최대 어린이 병원인 키이우 오크흐마트디트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는 예브헤니아 로크바르그는 "시내 건물을 산산이 부수는 매우 강력한 폭발이 있었다"며 "창문과 문이 깨지고 가구가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현장에는 아이를 안고 불안에 떠는 부모들도 포착됐다. 스비틀라나 크라브첸코(33)는 미사일이 병원에 충돌하자 방공호로 달려갔다고 회상했다. 2달 된 아들을 천으로 덮은 채 방공호에서 나온 크라브첸코는 떨리는 목소리로 "폭발 소리를 들었고 잔해가 쏟아졌다"며 "경미한 상처만 입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병원에서 독성학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는 로크바르그(55)는 분노를 느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로크바르그는 분노보다는 "아마도 피로감일 것"이라며 "아주 깊은 슬픔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인 드니프로, 크리비리흐 등 주요 민간 거점 5곳 이상과 키이우에 미사일 4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기 변전소 등 사회 기반 시설과 상업 및 주거용 건물이 대거 파괴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린이 병원의 잔해 속에 갇힌 사람의 수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사망했는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민간 인프라를 고의로 공격했다는 주장을 극구 부인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및 경제 시설을 파괴하려는 시도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의 방위 산업체와 공군 기지에 대한 장거리 정밀 무기 집단 타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