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주 받은 쿠데타 모의 세력 검거됐다"-우크라 당국 발표
시민단체로 위장해 폭동 일으켜 의회 점거 시도
러 '하이브리드 전술' 계속…젤렌스키 암살 모의도
- 박재하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사주로 정부 전복을 시도하려던 쿠데타 모의 세력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를 두고 러시아가 군사작전과 함께 적국에서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공격'을 펼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봤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전날 시민단체를 가장해 쿠데타를 모의한 용의자 4명을 검거해 이중 2명을 재판 전 구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화 시위를 벌이다 폭동을 일으키고 의회 건물을 점령한 뒤 군과 정부 당국자들을 교체하려는 계획을 세운 혐의를 받는다.
수사당국은 용의자들이 러시아의 사주를 받아 활동했다며 이들이 의회 점거를 위해 민간 용병 기업에서 무장 대원을 모집하려고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아르템 데흐티아렌코 SBU 대변인은 이들이 수천 명을 모은 뒤 "국내외 정보 자원을 통해 키이우에 불안을 조장할 수 있는 정보를 유포하려고 했다"며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내부의 사회·정치적 상황을 악화해 러시아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 전복을 시도했던 사례는 2022년 2월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있었다.
2021년 11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보당국이 정부 전복 음모를 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정부 역시 2022년 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친러시아 정부를 세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정보당국이 최소 10건의 암살 시도를 저지했다고 전했다. 이후 SBU는 지난 5월 관련 혐의로 우크라이나군 소속 대령 2명을 체포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몰도바에서도 러시아의 공작에 관한 우려가 나왔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러시아가 민간인처럼 위장한 러시아·벨라루스·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적자들을 몰도바로 잠입시켜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한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특히 러시아는 현재 몰도바 내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독립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평화유지군이란 명목으로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어, 이를 활용해 몰도바를 침공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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