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글 쓸 수 없다" 호소한 카프카 편지, 1.5억원에 경매 나온다

관광객들이 체코 프라하에 있는 프란츠 카프카 동상을 보고 있다. <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관광객들이 체코 프라하에 있는 프란츠 카프카 동상을 보고 있다. <자료 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세계적인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친구에게 더 이상 글(작품)을 쓸 수 없다고 호소한 편지가 사후 100년 만에 경매에서 최고 9만파운드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경매업체 소더비는 26일부터 7월 11일까지 '중세부터 현대까지의 책, 원고 및 음악' 경매를 실시하며 그 경매물 가운데 이 카프카의 편지가 있다고 밝혔다. 카프카 편지의 경매 예상 가격은 7만~9만파운드(약 1억2269만~1억5774만원)이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 작품은 1920년 4~6월께 이탈리아 북부 메라노의 한 요양소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 카프카는 1917년 결핵 진단을 받았지만, 편지에서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편지를 받은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시인·출판인이자 친구인 알베르트 에렌슈타인이다.

카프카는 편지에서 "걱정이 내 안에 존재하는 어떤 층까지 꿰뚫고 들어가면 쓰는 것과 불평이 확실히 그친다. 실제로 내 저항은 너무 강하지 않게 된다"고 썼다.

소더비의 도서 및 원고 전문가인 가브리엘 히튼은 로이터에 "이 편지는 삶의 끝을 향하면서 쓴 매우 가슴 아픈 편지"라면서 "편지에서 카프카는 다시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절망과 '작가 블록'(작가 장애라고 해석됨.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무력해지는 등의 글쓰기와 관련된 상태를 말함.)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히튼 전문가는 "이 편지에서 그는 절망 속에 있지만 실제로는 훌륭한 글쓰기의 마지막 한판 대결 직전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카프카는 '심판' '변신'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데, 히튼의 말대로 말년에 밀레나 예젠스카와 사랑을 하면서 이 편지 후에도 '성'과 같은 좋은 작품을 썼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