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애플에 디지털시장법 '1호위반' 잠정결론…앱 수수료 조사 착수

외부결제 유도 '링크아웃'만 가능…집행위 "앱내 직접 홍보 불가" 지적
제3의 앱스토어 수수료 부과 '도마'…총매출액 최대 20% 과징금 부과 가능

유럽연합(EU) 깃발 앞에 3D 프린터로 인쇄한 애플 로고가 놓여 있다<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 관행과 관련해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앱 개발자가 소비자를 상대로 저렴한 외부 결제 방법을 소개하는 데 애플이 제약을 가했다는 판단에서다. EU가 DMA 위반 결론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부과하는 수수료에 대해선 별도 조사를 개시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애플의 앱스토어 규정이 DMA를 위반했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이날 애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집행위원회는 "DMA에 따라 앱스토어에서 앱을 배포하는 개발자는 고객에게 더 저렴한 대체 구매 가능성을 알리고 해당 제안으로 안내해 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앱스토어 규정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집행위원회는 현재 애플이 다른 웹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 아웃(Link-Out)' 방식의 외부 결제 유도만 허용한 점을 문제 삼았다.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앱 개발자와의 관계를 규율하는 약관은 총 세 가지이지만, 이중 어느 것도 개발자와 고객의 자유로운 조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예컨대 앱 개발자는 다른 유통 채널에서 재공되는 혜택을 앱 내에선 고객에게 직접 홍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DMA 시행 이후 새롭게 도입한 '핵심 기술 수수료(Core Technology Fee)'에 대해서도 별도로 DMA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3월 제3의 앱스토어 및 제3의 앱을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설치 건당 0.5유로를 핵심 기술 수수료란 명목으로 앱 개발자에게 부과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DMA는 미국 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애플·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와 중국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등 6곳을 '게이트키퍼(문지기)'로 지정해 이들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들이 구축한 플랫폼 내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DMA 위반이라는 최종 결론이 나오면 플랫폼 사업자는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반복적으로 위반하면 과징금 비율은 최대 20%까지 올라가며 사안에 따라선 기업 해체도 거론될 수 있다.

EU는 지난 3월 애플과 함께 알파벳과 메타에 대해서 DMA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집행위가 애플을 상대로 DMA를 위반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만큼 최종 결론은 12개월 내로 나올 예정이다. 앞서 집행위는 지난 3월에도 애플이 앱 외부에서 결제 가능한 저렴한 음원 구독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숨기는 방식으로 EU의 독점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고 18억4000만 유로(약 2조 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사건은 애플이 항소함에 따라 룩셈부르크 소재 EU 사법재판소 일반법원에 계류 중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