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시장 접근 배제하면 경제성장 확대 힘들 것"[통신One]
런던 정경대(LSE) 보고서 "브렉시트로 영국 상품무역 타격" 지적
"EU와 가까워질지 무역 장벽 대가를 계속 지불할지 선택의 기로"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이 유럽연합(EU) 시장에 다시 접근하지 않으면 차기 영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확대하려는 계획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이 경고했다.
특히 영국이 EU에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으로 다시 가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런던 정경대학교(LSE)와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에 따르면 현재 유권자 가운데 56%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영국 경제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가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고 있다고 믿는 응답자는 전체 가운데 12%에 불과했다.
이는 옵서버의 의뢰로 글로벌 여론조사 업체 오피니움이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다.
또한 응답자 가운데 62%는 브렉시트가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8%였다.
영국 예산책임청(OBR)이 지난 5월 업데이트한 자료를 살펴보면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EU와의 무역 관계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과 수입 부문에 있어 장기적 성장은 약 15% 줄어들 것으로 OBR은 전망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와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레이첼 리브스는 경제 성장을 보장하면서도 영국과 EU 간 무역 장벽을 유지하겠다는 매니페스토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지 설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옵서버는 전했다.
경제학자들은 EU 단일 시장에 대한 접근이 없이는 영국의 경제발전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의 경제학자이자 브렉시트 전문가인 드미트리 젠헬리스는 "지난 2020년 이후 (브렉시트로 인한) 추가 장벽이 EU와의 교역을 줄이고 투자를 억제했다"고 옵서버에게 말했다.
그는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다시 가입해야만 영국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정경대(LSE)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 2020년 12월30일 서명한 무역협력협정(TCA)으로 인해 소규모 기업이 EU로 수출한 규모가 기존보다 약 30% 감소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약 2만개에 달하는 소규모 기업이 EU로의 상품 수출을 완전히 중단했다.
보고서는 EU를 제외한 다른 국가와 아무리 무역 거래를 많이 체결하더라도 무역 흐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영국이 EU 정책에서 계속 벗어나고 있고 규제 차이가 벌어지면서 영국 기업의 무역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어떤 전략을 세우든 지리적 측면에서 볼 때 EU와의 공동체 관계는 운명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U가 아닌 제3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은 EU 단일 시장에 대한 접근성 감소를 보완할 수도 없고 국제무역 전략으로서 '글로벌 영국'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일침을 가한다.
영국은 EU 국가의 대규모 소비와 투입 시장(input market)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무역 부문에 있어서는 EU가 가장 큰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은 자국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 EU에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인지 EU와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새로운 무역 장벽의 대가를 계속 지불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보고서를 작성한 경제학자들은 짚었다.
또한 총선에 출마하는 정당들이 영국이 EU와 점차 벌어지는 규제 격차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관세 동맹 재가입 계획에 대한 태도 등을 명확히 해서 유권자들이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캐서린 토마스 LSE 경영경제학 전략 부교수도 무역이 경제 성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무역 비용을 낮춰 무역을 통한 이익의 기회를 극대화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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