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슬람권 지역서 유대교 회당·교회 총기난사…최소 9명 사망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인구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
군인·경찰·신부 등 사망…24명은 부상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러시아의 대표적인 이슬람권 지역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에서 무장 괴한이 유대교 회당과 교회 등을 공격해 최소 9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23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께 다게스탄 데르벤트 지역에 있는 정교회 두 곳과 유대교 회당, 경찰 검문소 등에 무장 괴한들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다게스탄 공화국의 수장 세르게이 멜리코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사회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들려고 시도했다"며 "다게스탄 경찰이 그들을 막았고, 총격 피해자 중에는 경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적었다.
괴한들의 총격이 있었던 뒤 데르벤트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서 "데르벤트의 회당에 불이 붙어 잿더미가 됐고, 지역 경비원이 사망했다"며 "마하치칼라의 유대교 회당은 총격당했으며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 당시 회당에는 예배자들이 없었고, 유대인 공동체에서 발생한 사상자도 알려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국가반(反)테러위원회는 리아노보스티에 보낸 성명에서 "오늘 저녁 데르벤트와 마하치칼라시에서 무장 공격이 자행됐다"고 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사망자 9명에는 법 집행관 7명, 신부, 교회 경비원 1명 등이 포함됐다. 법 집행관 7명 중 4명은 군인이며, 또 다른 1명은 다게스탄 라이트 경찰서의 서장인 마블루딘 키디르나비에프라고 타스는 전했다.
반면 다게스탄 내무부 측에서는 경찰관 6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발표가 엇갈린 것으로 보아 사망자의 신원은 아직 파악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게스탄 공공 모니터링 위원회 위원장 샤밀 카둘라예프는 "내가 받은 정보에 의하면, 니콜라이 신부가 데르벤트 교회에서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성명을 통해 "사건의 모든 정황과 테러 공격에 연루된 인물들을 파악 중이며 이들의 행동에 대해 법적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카스피해에 접한 다게스탄 자치 공화국에 거주하는 인구 320만 명은 대부분 수니파 무슬림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 지역의 인종적, 종교적 긴장은 더욱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공항에 유대인들이 도착한다는 소문이 퍼지며 이들의 입국을 막으라는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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