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보러 러시아행' 주한미군 하사, '살해 협박' 징역 3년9개월 선고

블라디보스토크 법원 1심 판결…여친한테 훔친 19만원 변제 명령
평택 캠프 험프리스서 복무…애 딸린 유부남인 것으로 드러나

고든 블랙(34) 주한미군 하사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페르보마이스키 지방법원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2024.06.19.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국에서 만난 러시아인 여자친구를 보러 러시아를 방문한 주한미군 하사가 여자친구를 살해 협박한 혐의로 현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페르보마이스키 지방법원은 19일(현지시간) 판결에서 피고인 고든 블랙(34) 하사에게 징역 3년 9개월을 선고하고 채무 1만 루블(약 15만 원)을 변제할 것을 명령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옐레나 스테판코바 판사는 블랙 하사가 여자친구 알렉산드라 바슈추크의 지갑에서 1만 루블을 몰래 훔치고, 바슈추크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날 유리 철장에 갇힌 블랙 하사는 절도 혐의에 대해선 일부 유죄를 인정했지만, 살해 협박 혐의는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은 징역 4년 8개월을 구형했다. 변호인단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바슈추크는 이날 법정에 출두하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항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랙 하사는 지난 4월 평택 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떠나 미 텍사스주 '포트 카바조스' 기지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바슈추크를 만나야 한다며 돌연 중국으로 출국한 뒤 러시아로 향했다.

미 국방부는 그가 사전 승인 없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했다며 군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블랙 하사는 바슈추크와 크게 다툰 후 지난달 2일 각종 범죄 혐의로 체포돼 블라디보스토크의 구치소에 구속됐다.

로이터 취재 결과 블랙 하사는 슬하에 아이를 둔 유부남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랙 하사의 아내 메간은 지난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바슈추크가 자신의 남편과 '격렬한 관계'를 가졌다고 전했다. 블랙 하사의 어머니 멜로디 존슨은 로이터에 "블랙이 마치 개와 고양이 마냥 바슈추크와 심하게 싸웠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에는 지난해 3월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를 포함해 12명의 미국인이 구금돼 있다. 미 국무부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러시아 전역을 여행경보 최고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