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도 늦었던 '지각대장' 푸틴…김정은은 밤새 기다렸다
푸틴 전처 류드밀라 "항상 데이트에 늦던 인간"
메르켈은 4시간 기다리게 해…에르도안은 보복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푸틴은 항상 데이트에 늦곤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처 류드밀라 푸티나는 과거 회고록에서 그와의 연애 시절 지각 때문에 꽤 가슴앓이했다고 고백했다.
러시아 매체 MK에 따르면 류드밀라는 "지하철역 근처에서 그를 기다렸다. 처음에 15분, 30분 늦는 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으면 그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그리고 90분이 지나면 모든 감정이 고갈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집권한 후에도 '상습 지각'을 일삼았다. 그는 18~19일 1박 2일로 예정돼 있던 북한 국빈 방문에도 지각을 하면서 일정이 당일치기로 변경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탄 전용기는 19일 새벽 2시 46분에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원래대로라면 전날 밤에 도착해야 했으나 자정을 훌쩍 넘긴 것이다. 언론에 공개된 사례만 따지자면. 타국 정상을 밤새워 기다리게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4시간 15분) △2012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4시간) △2013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3시간) △2016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3시간) 등을 만날 때 지각했다.
2018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핀란드 정상회담에 늦었고, 2013년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의 회담에 30분 늦게 도착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03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의 만남에도 14분 늦어 눈총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의 습관적인 지각을 놓고는 그동안 많은 추측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고의적인 기 싸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소심하게 보복하는 정상도 있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보다 '50초' 늦게 나타나 그를 기다리게 했다. 그 짧은 시간에 푸틴 대통령이 초조하게 앉아 대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총비서 또한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당시 예정 시각보다 1시간 늦게 등장하면서 30분을 늦은 푸틴 대통령을 기다리게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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