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푸틴, 24년만에 방북도 지각…1박2일→당일치기 됐다

정오에 환영식과 의장대 사열로 시작해 회담 후 공동문서 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2024.6.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각에 평양에 '지각 도착'하면서 북한 국빈 방문 일정이 당일치기로 바뀌었다.

러시아 베도모스티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이 탄 전용기는 19일 새벽 2시 46분에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례적으로 새벽부터 의전을 준비했고 김 총비서도 캄캄한 시각부터 평양 순안공항에 나가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이들은 같은 차량에 탑승해 숙소로 함께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상대 정상과의 기 싸움 수단으로 지각을 활용하는 '지각 대장'으로 악명이 높다.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 4시간 15분이나 지각했던 적이 있었다.

2018년에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 2시간 30분 늦었으며, 같은 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도 약 50분 늦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에도 지각했다.

단 지난 2019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실시된 김 총비서와의 회담에서는 30분을 늦었으나, 김 총비서가 30분 더 늦게 등장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이후 약 24년 만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공식적인 방문 일정이 19일 정오에 열리는 환영식부터 시작된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전통에 따라 양국 국가 연주에 이어 의장대를 사열하고 협상 대표단을 서로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후 두 정상은 사진 촬영을 한 뒤 공식 회담에 임한다. 회담이 끝난 이후에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등 공동 문서에 서명한 뒤 이를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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