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첸에서도 신병 모집해 우크라 전장에 투입"

NYT 보도…"애국심보다는 돈 벌기 위해 자원입대"
체첸인 입대 금지했지만 우크라전으로 규정 폐기

17일 (현지시간) 러시아 체첸 공화국의 그로즈니 공항에서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아흐마트 부대에 합류하기 위해 비행기를 탑승하고 있다. 2024.1.18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체첸공화국에서도 군인들을 모집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체첸 군인들의 훈련 현장을 조명하며 "수백 년간 러시아와 적대 관계에 있던 체첸인들이 우크라이나로 파병돼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체첸 동부 구데드레메스에 있는 이 훈련장에는 전투 경험이 없는 신병들은 물론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적 있는 재향 군인들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훈련을 마치고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 배치돼 러시아군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애국심보다는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또는 돈을 벌기 위해 입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 호출부호(call sign)인 '제다이'로 자신을 소개한 한 체첸 군인은 "자원입대자들은 돈을 보고 온다"라며 "이념을 위해 입대한 사람은 아직 만나본 적이 없다"라고 NYT에 말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신규 입대자들에게 거액의 계약금과 평균 임금의 두 배에 달하는 월 2000 달러(약 275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며 신병 모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체첸인들의 입대를 금지해 왔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병력이 부족해지자 이러한 규정을 폐지한 바 있다.

체첸공화국은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 카프카스산맥 일대에 있는 자치공화국으로, 러시아와 민족은 물론 언어와 종교 등이 달라 오랫동안 독립을 갈망해 오던 곳이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체첸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는 무력 개입을 선택해 1994년과 1999년 두 차례 전쟁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은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며 도시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후에는 체첸에 친러시아 정권이 들어서고 러시아가 체첸에 광범위한 자취권을 부여하는 헌법을 승인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반군 활동은 계속 이어져 왔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악명 높은 체첸부대를 전장에 파견한 바 있다. 카디로프는 지난해 5월 약 2만6000여명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