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내일 모레부터 나흘간 선거…'극우 부상' 주목[딥포커스]
6월6일부터 나흘간 투표…9일 결과 발표
극우 'ECR·ID' 떴다…'중도' 만만치 않아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유럽연합(EU) 핵심기구 중 하나인 유럽의회 의원들을 선출하는 제10대 유럽의회 선거가 오는 6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나흘 동안 치러진다.
선거 핵심 키워드는 '극우'로, 이 성향을 표방하는 '정치그룹'이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약진할 수 있을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6월 6일부터 나흘간 투표…9일 결과 발표
미국 CNN, 영국 BBC 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오는 유럽의회 선거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처음 실시되는 선거로, 27개 EU 회원국 유권자들(3억 7300만 명)이 각 한 표씩을 행사함으로써 치러진다. 5년 임기의 의원 720명이 선출되며, 국가별 인구수에 비례해 각국 의석수가 할당된다.
이에 따라 독일이 가장 많은 96석, 키프로스, 룩셈부르크, 몰타가 가장 적은 6석이 배정돼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81석, 이탈리아 76석, 스페인 61석, 폴란드 53석을 비롯해 루마니아 33석, 네덜란드 31석, 스웨덴 21석, 오스트리아 20석, 덴마크는 15석, 아일랜드는 14석 등을 각각 선출한다.
투표는 국가별로 각국 선거법에 따라 치러지는데, 6일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7일에는 아일랜드, 체코(~8일)에서 진행된다. 8일에는 라트비아와 몰타, 슬로바키아, 이탈리아(~9일)에서 투표가 실시되고, 7개국 외 회원국들은 9일에 투표한다.
개표 결과는 모든 회원국 투표가 종료된 9일에 발표된다.
◇'극우' 약진하나…"EU 정치 중심, 우파로 이동"
올해 선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전쟁 및 이로 인한 유럽행 난민 문제, 중국의 부상, 기후변화의 위협 등 복잡다단한 사안들에 휩싸인 채 시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높다.
유럽의회가 EU 핵심기구인 만큼 선거 결과가 EU의 '정치적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유럽의회는 입법권, 예산안 심의·확정권을 비롯해 EU 기관에 대한 자문 및 감독·통제권을 갖고 있다. 신규 회원국 가입과 같은 주요사항에 대한 동의권, EU 행정부 수반 격으로 볼 수 있는 EU 집행위원장 선출권도 쥐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EU 집행위원장의 연임 여부도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좌우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 안팎에선 이번 선거에서 '극우 정치그룹'이 약진할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CNN은 "지난 20년 동안 EU의 정치적 중심은 분명히 우파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극우 'ECR·ID' 떴다…'중도' 만만치 않아
유럽의회는 '정치그룹'이 각국 의회의 교섭단체 역할을 하는데, 국적이 아닌 정치적 성향에 따라 모인다.
정치그룹 구성을 위해서는 23명의 회원이 필요한데, 27개 회원국 중 약 7개국(최소 4분의 1 이상) 의원들이 함께해야만 한다. 회원은 두 개 이상의 정치그룹에 소속될 수 없으며, 일부 회원은 어떤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 비소속 회원으로 남기도 한다.
현재까지 유럽의회에는 7개의 정치그룹이 있는데, 전통적으로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과 제2당인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진보동맹'(S&D)이 가장 큰 그룹들로 꼽힌다.
지난 의회에서는 그 뒤를 자유주의와 중도를 표방하는 '리뉴 유럽'(RE), 녹색 정치와 지역주의 성향을 가치로 한 정치그룹인 '녹색당-유럽 자유동맹'(Greens-EFA)이 이었다면, 이번에는 의회 내 양대 극우 정치그룹으로 대표되는 '유럽 보수와 개혁'(ECR),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눈에 띈다는 점이 특징이다.
7곳 중 마지막 1개 그룹은 급진좌파 성향의 정치그룹(유럽의회 좌파-GUE/NGL)이 있다.
ECR은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이탈리아형제당)가 이끌고 있고, ID에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이 함께 했으나 ID는 최근 AfD 측에서 나온 나치 발언 등이 선을 넘었다고 보고 AfD와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이탈리아형제당과 RN 간 힘을 합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여론분석기관 '유럽 일렉트'가 지난 5월 3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ECR과 ID가 손을 잡는다면 S&D를 앞서는 힘을 갖게 된다. 사실상 2당으로 서게 되는 것이다.
유럽 일렉트는 EPP가 선두로서 180석, S&D가 138석, RE가 8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CR은 75석, ID는 68석으로 전망돼 양측 의석수를 합치면 143석이 된다.
다만 유럽 일렉트는 "EPP, S&D, RE는 유럽의회에서 비공식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세 개의 중도그룹"이라며 "현재 총 720석 중 404석을 차지, 절대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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