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빚더미' 템스워터 식수 오염 잇따라…재무장관 선거구도 '음용 금지'[통신One]
2021년 주유소 기름 유출 이후 주민들 수질 오염 가능성 우려 제기
데번 브릭섬, 런던 베캔햄서도 최근 2주간 수인성 질병 보고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식수 오염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민간 수도회사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최대 수도회사 템스워터는 잉글랜드 남서부 서리의 브램리 지역 616가구에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는 경고를 내렸다.
스카이뉴스와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2021년부터 지역 주민들이 과거 주유소에서 기름이 유출된 사건 이후 수질이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해 온 것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템스워터는 수돗물에서 휘발유의 연료가 되는 탄화수소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식수나 요리, 양치질을 할 때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탄화수소가 함유된 식수를 섭취할 경우 메스꺼움, 구토, 복통을 유발할 수 있지만 낮은 수준의 노출은 건강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또한 눈이나 코, 목에 자극이 느껴지거나 기침, 호흡곤란 증상이 있을 경우 지역보건의(GP)를 찾아달라고 안내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30일 영국 하원이 해산하기 전까지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이 맡았던 사우스웨스트 서리 선거구의 일부 지역다.
헌트 장관은 이번 7월 총선에서도 같은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템스워터는 문제가 된 주유소 수도관을 교체하고 4주 동안 공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은 약 3년 전부터 기름 유출로 인한 식수 오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템스워터로부터 높은 수치의 탄화수소 검출로 식수 사용을 멈춰달라는 요청을 받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불과 2주 전인 지난 15일 잉글랜드 남서부의 대표 휴양도시 데번 브릭섬에서는 수돗물을 통해 전파된 기생충 감염 질환인 크립토스포리디움 확진 사례가 100건 이상 보고됐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1만7000여 가구에는 식수를 반드시 끓여서 마셔야 한다는 주의가 내려졌다. 관할 수도회사는 조치가 끝날 때까지 가구마다 생수를 배달했다.
최근에는 런던 남동부 베켄햄에서도 수인성 질병으로 의심되는 설사와 구토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 수십 명이 발생했다.
한편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약 26조원의 막대한 빚더미에 앉은 템스워터를 일시적으로 국유화하는 방안이 제기되자 거듭 반대 의사를 밝히고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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