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런던 남동부서 수인성 질병 의심 보고 "수질 검사 확대해야"[통신One]

지역 내 설사·구토 사례 수십 여 건 보고됐는데…1개 가구만 수질 테스트
"수도회사 대표 형사 고발하고 하수 정화 끝날 때까지 상여금 금지해야"

영국 최대 규모의 상하수도 민간기업인 템스워터(Thames Water).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노동당의 예비내각 환경부 장관이 영국 최대 수도회사인 템스워터에 수인성 질병 의심 사례에 신속히 대응하고 수질 검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런던 남동부 베켄햄에서는 수십여 명이 설사와 구토 증세를 호소했다. 이 가운데 8살 어린이를 포함한 일부 환자들은 상태가 심각해져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템스워터는 증세를 호소한 환자 한 명의 집에서만 수질 검사를 시행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후 베켄햄 지역의 다른 환자들도 수질 검사를 요청했다.

이에 템스워터는 이미 한 차례 채취한 수질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추가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이번 수인성 질병 의심 사례로 광범위한 전수조사나 수도공급 시설에 대한 수질 검사를 별도로 하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스티브 리드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부 장관은 템스워터에 정확한 사태 파악과 긴급 수질 검사를 요청했다.

템스워터는 현재 런던 전역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1600만명에게 수도를 공급하고 350여개의 하수처리장을 관리하고 있다.

잉글랜드 남서부 데번의 브릭섬 지역에서도 지난 15일부터 현재까지 기생충인 크립토스포리디움 감염 확진 사례가 100건 이상 확인됐다.

관할 민간 수도회사인 사우스웨스트워터(SWW)는 당시 1만 7000여가구와 업체에 수돗물을 식수로 바로 사용하지 말고 끓인 뒤에 섭취할 것을 권고했다.

베켄햄에 거주하는 시레타 브라운은 가족 모두가 최근 설사와 구토 증상을 겪었다고 일간 가디언에 전했다.

브라운과 그의 딸은 경미한 증상이었지만 8살 아들은 12일 동안 증세가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다.

브라운은 템스워터에 수질 검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이후 가디언의 취재가 시작되자 템스워터는 기술 직원을 보내 물 시료를 채취해 갔다.

브라운이 템스워터에 전화를 걸었을 때 소비자 담당 부서와 연결되지 않았고 채팅 서비스로 문의하자 이미 한 곳에서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말만 들었다.

이에 브라운은 "왜 한 곳에서만 검사한 것인지 의아하고 이상해 보였다"고 말했다.

리드 노동당 예비내각 환경부 장관은 "템스워터는 국민에게 정직하게 대응하고 해당 지역의 수질 개선 작업을 위해 긴급히 시료를 채취해 검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수도회사 대표들에 대한 형사 고발을 가능케 하고 독성으로 오염된 하수를 제대로 정화할 때까지 수백만 파운드에 달하는 상여금을 받지 못하도록 제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상수도감사원(DWI) 대변인은 "수도 회사는 2016년 수질 관리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관련 규정에는 식수 샘플링, 상수도 시스템에서 확인된 우려 사항에 대한 조사, 상수도감사원 보고도 모두 법적 책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질이 지정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와 이유를 조사하고 조처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tigeraugen.ch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