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가자전쟁 장기화, 대선 트럼프에 유리…푸틴은 웃는다"(상보)

FT 칼럼…"가자전쟁 길어질수록 푸틴만 이득 봐"
푸틴, 트럼프 당선 시 우크라 굴복시킬 수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자신의 5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크렘린궁 취임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푸틴(71) 대통령의 새 임기는 2030년까지 6년간이다. 2024.05.07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하고 혼란이 가중될수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작아져 마지막에 승자는 푸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이날 "가자지구 전쟁은 푸틴 대통령에게 끝없는 선물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 전쟁은 엄청난 부담이다"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 방침은 전쟁이 장기화하고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국제사회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140만여 명의 피란민이 몰린 라파 공격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충돌했고, 이는 결국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일시 중단하는 일로 이어졌다.

이처럼 이스라엘의 오랜 우방인 미국이 지원을 보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의 정권 유지를 위해 끝까지 라파 공격을 고집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네타냐후 총리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이에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가 커질수록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러시아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올라가 최후의 승자는 푸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FT의 진단이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러시아는 그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점을 이용해 공세를 확대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조건에 강제 항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이때문에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성사하기 위해 협상 지원에 전념을 다 하며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FT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외교는 언젠가 단 한 번의 '예'를 얻기 위해 수천 번의 '아니오'를 얻는 일이다"라며 가자지구 전쟁 휴전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연방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다섯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2022년부터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팽창주의적 야심을 대놓고 드러낸 푸틴 대통령은 이번 임기 동안 러시아 안팎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