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앉은 英 최대 상·하수도 기업…재무장관 "주주 손해 정부 보장 안 해"[통신One]

IMF 회의 참석한 헌트 재무장관 "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대형 헤지펀드, 다른 영국 수도기업 자산 공매도 시작

영국 런던 서부 아일워스 소재 템스워터의 모그든 하수처리장에 탱커 한 대가 서 있다. 2023.07.02/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이 부채로 허덕이고 있는 영국 최대 상하수도 기업 템스워터(Thames Water)에 재정난을 자구적으로 해결하라는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회사 잘못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손해를 정부가 보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헌트 장관은 지난 17일 "영국 최대 상하수도 기업의 고객이 관리자나 소유주가 내린 잘못된 결정에 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템스워터는 영국 남부권역에 거주하는 약 1500만명에게 상수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미처리 하수를 강과 바다에 흘려보낸 시간과 빈도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국민적 분노와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부채 문제까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국유화로 전환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헌트 장관은 IMF와 세계은행과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미국 워싱턴에서 템스워터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헌트 장관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영국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 경영진이나 주주가 내린 잘못된 결정에 정부가 보험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것이 바로 시장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템스워터가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의 공익성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행정체제(SAR)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템스워터는 현재 183억 파운드(약 31조4134억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다. 해당 기업에는 중국과 아부다비 국부펀드, 캐나다와 영국 연기금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미국 대형 헤지펀드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보스턴 소재 헤지펀드 애로우 스트리트캐피털은 템스워터의 높은 부채 수준이 이목을 끌자 '유나이티드 유틸리티'와 '페논 그룹' 등 영국의 다른 수도회사들의 자산 공매도를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템스워터발 위기가 높은 수준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던 수도기업들 사이에서 전염병처럼 퍼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부채가 많은 영국의 다른 공공 서비스 분야의 기업들도 템스워터와 같은 상황에 내몰리는 것을 사전에 관리하기 위해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tigeraugen.ch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