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195년 전통 옥스브릿지 조정경기 템스강 오염에 안전 우려[통신One]

수도회사 흘려보낸 기록적 미처리 하수에 대장균 허용치 10배
"우승자 강물에 뛰어들지 말고 상처 부위도 가려라" 권고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에서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의 조정 경기 도중 케임브리지대 조정팀이 환호하고 있다. 2024.03.26/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195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간 조정 경기 대회가 수도 기업의 하수 유출로 인한 템스강 오염 논란 속에서도 강행돼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를 함께 일컫는 합성어인 옥스브리지의 조정 경기는 1829년부터 해마다 열렸다. 25만여명의 관중이 템스강 레이스 현장에 참석해 선수들을 응원한다.

당일에는 영국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시청하는 인기 스포츠 행사다.

29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 더 타임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 리버 액션(River Action)은 조정 대회가 열리는 퍼트니와 모트레이크 사이 구간의 템스강에서 "놀라울 정도로 높은 수준의 대장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전체 경기 구간 4.2마일(6.76km)의 중간 지점인 해머스미스 브릿지 인근 16개 지점에서 템스강물 시료를 채취해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전 허용치를 훨씬 넘는 대장균 박테리아가 나왔다고 리버액션은 설명했다.

수질 검사에서는 물 100ml당 평균 2863에 달하는 대장균 군집 수(CFU)가 나타났고 채취된 시료 가운데 최고 수치는 9801CFU를 기록했다.

영국 환경청이 제시한 해수욕장 수질 기준을 충족하려면 대장균 수치는 100ml당 1000CFU 미만이어야 한다.

옥스퍼드 대학 조정 코치인 션 보든은 텔레그래프지와의 인터뷰에서 템스강 오염 논란에 대해 "우려된다"며 "국가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조정 선수 지원 단체인 브리티시 로잉(British Rowing)과 환경 전문가 단체 리버액션, 더리버스 트러스트(The Rivers Trust)는 조정 경기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템스강에서 출발하거나 보트를 회수할 때 상처 부위를 완전히 가리고 강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실수로 강물을 삼켰을 경우에도 의료 전문가에게 진단받도록 조언했다.

템스강 주변으로 관중이 25만명 이상 모여들고 우승한 선수들은 강에 뛰어들어 축하하기도 한다.

관련 단체들은 이번 하수 유출로 오염이 악화한 템스강에 우승자들이 강에 뛰어들거나 서로를 던지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태는 1989년부터 민영화된 영국 수도 회사들이 미처리 하수를 장시간 동안 대량 유출하면서 벌어졌다. 최근 영국 환경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영국 전역의 미처리 하수 방출 기간은 모두 360만 시간으로 이는 직전년도인 2022년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번 옥스브리지 조정 경기 행사는 30일(현지시간) 오전 10시 15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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