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권위, 영국 망명 신청자 르완다 추방 정책 철회 촉구[통신One]

“대법원의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법안 채택 노력 유감”

지난 2021년 11월24일(현지시간) 작은 보트를 이용해 영불해협을 건너는 사람들. 올해 소형 보트를 이용해 영불해협을 건넌 불법 이민자 수는 4만2000여 명에 달한다. 21.11.24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유엔 인권위원회가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이송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국 정부의 법안을 신속하게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유엔 인권위원회는 "망명 신청자들을 제3국, 특히 르완다로 보내기 위해 일부 국가와 맺은 협약과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영국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르완다의 안전(망명 및 이민) 법안을 채택하려는 (영국 정부의)노력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위원회의 관련 발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24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시민·정치적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조약을 영국이 준수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이틀간 희의를 진행한 끝에 내린 결론을 발표하면서 나온 것이다.

위원회는 영국 정부가 관련 법안 추진을 철회하거나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이를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불법 이주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통과된 관련 법률 조항과 망명 신청자들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내려는 의회 법안을 신속하게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또 “망명 신청자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을 비준한 170개 이상의 국가 가운데 하나다.

회원국들은 각 국가별로 검토 기간을 거친다. 위원회의 검토 결과는 각 회원국에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만 강제로 제재를 가할 권한은 없다.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현 보수당 정부는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에 입국하는 이주민들을 르완다로 보내 르완다에 거주하게 하려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법안은 대법원의 위법 판결 이후 상원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안으로 대폭 수정됐지만 하원으로 돌아간 법안은 정부 원안 수준으로 다시 복구됐다. 이후 의회 내부에서 계류중인 상태다.

대법원은 지난해 망명 신청자들이 르완다로 보내질 경우 본국으로 강제송환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국제인권법에도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대법원의 반대를 해결하기 위해 르완다를 망명 신청자에게 안전한 국가라고 선언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관련 법안은 오는 4월 15일에 의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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