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텔레그램 창업자에게 "테러 목적 사용에 관심 기울여야"

모스크바 테러범들, ISIS-K 텔레그램 계정 통해 모집
창업자 "계정 수천 건 정지…폭력 위한 공간 아냐"

텔레그램 로고 일러스트레이션.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 모스크바 테러범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모집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러시아 당국이 텔레그램 측에 재발 방지를 위해 주의를 기울이라고 요청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내에서 텔레그램 사용을 차단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창업주 파벨 두로프에게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

페스코프 대변인은 "(텔레그램이) 테러리스트들의 손에서 테러 목적으로 사용되는 도구가 되고 있다"라며 "이때문에 두로프는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현지 매체들은 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벌인 테러범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분파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태생의 두로프가 2013년 개발해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채팅 앱으로, 비밀대화 기능으로 주목받아 온 메신저다.

특히 텔레그램은 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뉴스 등을 전달하는 주요 메신저로 사용되고 있지만 동시에 극단주의 콘텐츠와 가짜뉴스 확산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에 두로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신원을 알 수 없는 이용자들이 폭력 행위를 부추기는 메시지를 게시해 왔다며 이를 즉시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만 건의 메시지 전송 시도를 차단하고 수천 개의 계정도 영구 정지했다"라며 "텔레그램은 스팸 메일이나 폭력을 조장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음 주부터는 사용가 개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사람의 수를 제한하고 원치 않는 메시지를 걸러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검열기관 로스콤나조르(RKN)는 최근 테러를 예고하는 텔레그램 채널 11개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jaeha67@news1.kr